I. 기업 개요 및 주요 제품/서비스 구조
1-1. 설립 및 사업 모델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는 1987년에 설립된 세계 최초의 전업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다.
본사는 대만 신주에 위치하고 있으며, 자체 제품을 설계하지 않고 고객사의 반도체 칩을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에만 집중하는 순수 파운드리(pure-play foundry) 모델을 개척했다.
이러한 사업 모델을 통해 TSMC는 규모의 경제와 전문화된 생산 효율성을 확보하여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1-2. 주요 사업 및 시장 지위
현재 TSMC는 전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로, 스마트폰 AP(Application Processor), 고성능 컴퓨팅(HPC) 칩, AI 가속기 등 다양한 칩을 생산한다. 2024년 기준 522개의 고객사를 위해 11,878종의 제품을 생산할 정도로 고객 기반이 광범위하며 , 고성능 컴퓨팅, 스마트폰, IoT, 자동차, 디지털가전 등 여러 최종시장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0~67% 수준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 2위인 삼성전자 파운드리(한 자릿수 점유율)와 큰 격차를 보인다.
예컨대 2024년 4분기 TSMC의 매출은 약 268.5억 달러로 시장점유율 67%를 기록한 반면, 삼성 파운드리는 32.6억 달러로 8.1%에 그쳤다.
이러한 수치는 TSMC가 전 세계 위탁생산의 과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3. 고객 구성
TSMC 매출은 소수의 대형 팹리스/시스템 업체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최대 고객은 애플로, 2024년 기준 TSMC 연매출의 약 25.2%를 차지했고, 엔비디아가 10.1%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Qualcomm, AMD, MediaTek, Broadcom, 소니, Marvell 등이 주요 고객사로 구성되어 있다.
상위 두 고객(애플과 엔비디아)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35% 내외로 높아, 고객 포트폴리오의 집중도는 잠재 리스크 요소이지만 , 동시에 이들 빅테크 기업들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이 TSMC의 기술 리더십과 수요 기반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최신 공정을 가장 먼저 도입하는 핵심 고객이며, 엔비디아는 AI 칩 수요 급증으로 향후 TSMC 매출 비중이 2025년에 20%까지 높아져 애플을 추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II. 생산/공급망 인프라
2-1. 주요 생산 거점
TSMC의 생산 능력은 주로 대만 내 여러 거점에 집중되어 있다.
대만에 12인치 GIGA 팹 4곳, 8인치 팹 4곳, 6인치 팹 1곳을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해 2024년 기준 연 1,600만 장 이상의 12인치 웨이퍼 처리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만의 신주 사이언스파크와 타이난(남부과학단지), 타이중 등지의 첨단 팹에서 최신 7nm, 5nm, 3nm 공정이 대량 생산되고 있다.
대만 외에도 중국 난징에 12인치 팹(16nm 등 생산)을, 중국 상하이에 8인치 팹을 보유하여 일부 현지 수요를 대응하고 있다.
또한 미국 워싱턴주(캄스)에 8인치 팹(과거 WaferTech 인수)을 운용 중이다.
2-2. 해외 투자 및 공급망 다변화
최근 TSMC는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과 현지 수요 대응을 위해 해외 생산시설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 첨단 신규 팹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각국 정부로부터 대규모 지원을 받고 있다.
(1)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 Fab 21로 명명된 12인치 공장을 건설 중이며, 1단계 팹은 5nm의 개선공정인 4nm 공정을 도입하여 2025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당초 2024년 계획에서 지연)이다. 2단계로 3nm 공정 팹도 증설 계획이나, 인력·공급망 문제로 2027년경 가동으로 연기되었다.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약 66억 달러의 보조금을 TSMC에 제공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다만 미국 내 건설은 인허가 절차 지연, 고숙련 인력 부족, 원자재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TSMC 경영진도 현지 생산 비용이 대만 대비 높음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SMC는 미국 팹이 대만과 동등한 품질 기준을 충족하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생산 준비를 진행 중이다.
(2) 일본 구마모토
소니, Denso와의 합작으로
JASM(Japan Advanced Semiconductor Manufacturing) 팹을 구마모토현에 건설하여 2024년 말부터 양산을 개시했다.
이 공장은 12nm~28nm 공정을 도입해 주로 자동차용 논리반도체와 이미지 센서용 칩을 생산하며, 소니와 자동차 부품사 Denso가 주요 고객이다. 일본 정부는 경제안보 차원에서 TSMC 구마모토 팹에 1조 엔(약 63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적극 지원했고, TSMC는 같은 부지에 2번째 일본 팹(6nm급 공정 예정)도 2025년 착공,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계획 중이다.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설립한 첫 반도체 공장 JASM 전경 (2024년 4월, 구마모토현 키쿠요). 이 팹은 12~28nm 공정으로 자동차용 칩과 이미지센서 등을 생산하며, 일본의 소니와 덴소 등이 투자 및 주요 고객으로 참여했다.
(3) 유럽(독일 드레스덴)
2024년 8월 TSMC는 독일 드레스덴에 첫 유럽 팹 건설을 위한 기공식을 가졌다.
독일 정부와 EU가 총 50억 유로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여 약 100억 유로 이상의 투자비 중 절반을 보조하는 조건으로 유치를 성사시켰다. 이 팹은 인피니언(Infineon), 보쉬(Bosch), NXP 등 유럽 기업들과 합작 형태(유럽반도체제조회사, ESMC)로 추진되며, 22nm, 28nm 및 16/12nm 등 자동차·산업용으로 중요한 공정을 생산할 예정이다.
운영은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며, 실리콘삭소니로 불리는 드레스덴 지역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 공급망 전략
TSMC는 위와 같은 다지역 생산기지를 통해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고 각 지역 고객의 현지 조달 요구에 부응하고자 한다.
특히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핵심 첨단공정의 일부를 대만 밖으로 이전하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 다만 해외 공장의 경우 초기에는 생산 비용 상승과 수율 확보 등의 도전이 예상되므로, 대만 본토에서 핵심 첨단칩 생산의 중심성은 단기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한편, TSMC의 글로벌 공급망은 장비·소재 업체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유지된다.
예를 들어, 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로부터 전량 조달하며, 미국, 일본 등에서 반도체 소재와 부품을 공급받는다.
미국 공장 건설 과정에서는 산업용 황산 등의 화학물질을 대만에서 수입해야 할 정도로 현지 인프라가 미흡한 사례도 보고되었는데, 이는 TSMC가 오랜 기간 구축해 온 대만 생태계의 강점을 반증하는 동시에, 향후 해외 거점에서 현지 공급망 개발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III. 기술 및 운영 경쟁력
3-1. 첨단 공정 노드 선도
TSMC는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7nm 공정을 2018년에 양산 도입한 이후, 5nm 공정(2020년), **3nm 공정(2022년 하반기 파일럿, 2023년 양산)**을 차례로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특히 최신 3nm 공정(N3)은 TSMC가 FinFET 기반으로 미세화를 극대화한 노드로, 초기 수율 안정화에 성공하여 2023~2024년에 애플(A17 프로칩), AMD, 엔비디아 등의 제품에 적용되었다.
2024년 4분기에는 3nm 제품이 TSMC 웨이퍼 매출의 26%까지 확대되어 5nm(34%)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고, 7nm도 14%를 차지하는 등 첨단 노드들이 전체 매출의 과반 이상을 견인하고 있다.
2024년 연간 기준으로 보면 TSMC의 **7nm 이하 선단기술 매출 비중은 69%**에 달해, 2023년의 58%에서 더욱 높아졌다.
이는 TSMC가 최신 공정으로 시장 수요를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차세대 노드로 2nm 공정(N2)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TSMC는 2024년 말 리스크 양산을 시작하여 2025년 하반기부터 2nm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 이 노드부터는 Gate-All-Around(GAA) 나노시트 트랜지스터를 도입하여 전력 효율과 성능을 더욱 향상시킬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3nm에서 GAA를 먼저 도입했으나 초기 수율 문제를 겪은 반면, TSMC는 3nm까지는 FinFET을 극한까지 개선하여 안정적으로 양산하고 GAA는 2nm에서 도입하는 신중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으로 TSMC는 고객들이 새 공정으로 전환 시 신뢰할 수 있는 수율과 성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공정 노드 도입 시점 대비 양산 완성도 측면에서 업계 최상위를 지키고 있다.
3-2. EUV 공정 역량
TSMC는 극자외선 노광(EUV)을 7nm+ 공정(개선판)부터 부분 도입하고 5nm에서 본격 활용하면서, EUV 리소그래피 기술의 양산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수십 대에 이르는 ASML EUV 스캐너를 활용해 미세 공정의 레이어를 단순화하고 반복 공정을 줄임으로써, 경쟁사 대비 공정 단순화 및 수율 향상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7nm 공정 도입 시 EUV 적용이 늦어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수주에 차질을 빚었으나, TSMC는 EUV 적극 도입으로 5nm 공정에서 애플 A14/15 칩을 안정 공급하며 신뢰를 얻었다.
현재 3nm 공정에서도 EUV 다층 노광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업계 최고 트랜지스터 밀도를 구현하고 있으며, 2nm 공정에서도 차세대 고NA EUV 등을 고려하고 있다.
3-3. 설계 인프라 및 고객 지원(OIP)
**TSMC의 Open Innovation Platform(OIP)**은 설계 생태계 지원 측면에서 타 파운드리와의 차별점이다.
OIP는 TSMC가 2008년부터 구축한 포괄적인 설계 기술 인프라로, EDA 소프트웨어 업체, IP 코어 설계사, 디자인하우스 등과 협력하여 고객이 TSMC 공정을 이용해 칩을 설계하는데 발생하는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생태계를 말한다.
TSMC는 공정별로 미리 인증된 설계 툴과 IP 라이브러리, 디자인 키트 등을 제공하고, TSMC-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이 설계 단계부터 제조 가능성(DFM)을 최적화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첫 실리콘 성공률을 높이고 설계 사이클 타임을 단축함으로써, 고객들은 TSMC 공정을 신뢰하고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
반면 경쟁 파운드리들은 이 같은 광범위한 생태계 장악력이 비교적 약해, 최첨단 공정에서 TSMC의 디자인 융통성 및 파트너 네트워크 우위가 고객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3-4. 운영 효율과 품질
TSMC는 전공정 제조 분야에서 탁월한 운영 효율성과 수율 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다.
수십 년간 축적된 공정 데이터와 엔지니어링 전문성으로 각 공정 노드에서 높은 초기 수율을 달성하여 고객 테이프아웃(설계완료)→양산까지 리드타임을 최소화한다. 또한 동일 공정의 멀티 팹 운영을 통해 생산 유연성을 확보하고 고객 납기를 준수한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폰 AP 칩 생산을 위해 특정 시기에 대규모 캐파를 투입하고, 비수기에는 다른 HPC 고객 물량으로 메우는 등 탁월한 수요 대응력을 보여왔다.
이런 운영상의 강점 덕분에 TSMC는 전 세계 반도체 설계회사들로부터 **“믿고 맡길 수 있는 파운드리”**로 평가받고 있으며, 품질(불량률) 면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5. 첨단 패키징 및 기술확장
제조 공정 외에도 TSMC는 첨단 패키징 및 3D 적층 기술에 적극 투자하여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CoWoS, InFO, SoIC 등 고급 패키지 기술을 개발해 고객의 칩들을 단일 패키지로 통합하거나 HBM 메모리를 고대역폭으로 연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는 AI 가속기나 HPC 제품에서 중요성이 큰데, 2024년 AI 붐으로 CoWoS 패키지 수요가 폭증하자 TSMC는 CoWoS 생산능력을 2024년 월 7.5만 개 수준으로 2배 증설하고 2025년에 추가 확대하는 투자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패키징 역량은 파운드리 본연의 웨이퍼 생산과 시너지를 내며, 삼성 등 경쟁사 대비 선단칩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IV. 주요 성장 동력
4-1. AI 및 HPC 수요 급증
인공지능(AI) 열풍과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의 확장은 TSMC의 가장 중요한 성장 엔진이다.
2022-23년에 등장한 초거대 AI 모델(예: 챗GPT)의 성공으로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 최첨단 AI 칩의 절대다수를 TSMC가 생산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H100 등), 구글 TPU, AWS 그레이비톤/트레이니엄, MSFT 등의 AI칩이 모두 TSMC의 7nm와 5nm 공정으로 제조되고 있으며, AI 연산에 최적화된 코프로세서, ASIC 수요도 늘고 있다.
TSMC에 따르면 AI 가속기용 칩이 2024년 매출의 약 15~17%를 차지하여 전년 대비 3배 성장했고, 2025년에도 이 부문 매출이 다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체 HPC 플랫폼 매출은 2024년 급증하여 스마트폰 부문을 제치고 최대 비중(연간 약 43%)을 차지하였고, 5년 전에 비해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 2024년 HPC 매출 성장률은 50%를 넘겨, TSMC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AI/HPC 호황은 향후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TSMC의 지속 성장에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4-2. 주요 고객사의 고성능 칩 전략
TSMC의 최첨단 공정 수요는 몇몇 핵심 고객의 제품 로드맵에 의해 좌우된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에 들어가는 A시리즈/M시리즈 칩을 TSMC 최신 공정으로 독점 생산해 왔으며, 매년 신공정 노드의 첫 양산을 TSMC와 함께하는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3년 출시된 아이폰15 프로의 A17 Pro 칩은 세계 최초 3nm 공정 적용 사례로서 TSMC가 이끄는 기술 리더십을 상징한다. 엔비디아 또한 데이터센터 GPU인 H100(5nm 기반 커스텀 4N 공정) 수요 폭증으로 TSMC의 5nm 캐파 상당 부분을 차지했으며, 차세대 B100/H200 등의 개발도 TSMC 3nm 혹은 2nm 공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
AMD도 CPU(Zen4/5), GPU(RDNA 시리즈), APU 및 AI칩(MI300 등)을 TSMC 5nm, 6nm, 4nm 등으로 생산 중이며, 향후 3nm 공정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퀄컴(Qualcomm)**은 스냅드래곤 모바일 AP를 2022년 삼성 4nm로 일부 생산했으나 발열/수율 이슈로 다시 TSMC 4nm/3nm로 복귀했고, 미디어텍 등도 주력 모바일칩을 TSMC에 의존한다.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서도 테슬라 FSD칩 등 일부 첨단칩을 TSMC가 생산하고 있으며, NXP, 인피니언, STMicro 등의 자동차 MCU/SoC도 TSMC의 28nm~40nm 공정을 많이 활용한다.
이러한 주요 고객들의 고사양 칩 수요 증가 추세는 TSMC의 첨단 노드 캐파를 지속적으로 풀가동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매출 성장과 이익 안정성에 긍정적이다.
4-3. 시장 트렌드 및 응용 확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나, 5G 보급과 프리미엄폰 수요로 고사양 칩 수요는 꾸준하다.
또한 스마트폰에도 AI와 머신러닝 기능이 강화되면서, 엣지 AI 연산을 위한 NPU, ISP 등 실리콘 콘텐츠 증가가 진행되어 TSMC의 모바일칩 수요 기반을 지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 증대는 CPU, GPU, 네트워크 ASIC 등 HPC 분야 주문으로 이어지고,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확산도 저전력 MCU, 센서 등 수요를 창출한다.
자동차 전장화(EV/자율주행) 또한 중장기적으로 TSMC에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기차 및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에는 첨단 노드 SoC뿐 아니라, 센서, 전력반도체 제어용 칩 등 다양한 반도체가 필요하며, TSMC는 이러한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8nm, 22nm, 16nm 공정 기반의 특별한 자동차 플랫폼(자동차용 공정 신뢰성 인증 등)을 제공하고 있다.
2024년 TSMC의 자동차 분야 매출 비중은 약 5~6% 수준으로 아직 작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4. 해외 생산 거점의 전략적 효과
앞서 언급한 미국, 일본, 유럽 공장 투자도 중장기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미국 애리조나 팹은 애플, AMD 등의 미국 고객이 향후 일부 생산을 현지화하려는 움직임에 대비한 것이며, 미 정부의 지원으로 국방/우주 등 민감 분야 칩 생산 수주에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일본 구마모토 팹은 일본 소니, 자동차업체의 현지 생산 니즈를 충족하여 안정적인 자동차/센서용 칩 공급처로 자리 잡고, 일본 정부 보조금으로 수익성도 보전받는다.
독일 드레스덴 팹은 유럽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인피니언 등 파트너사의 물량 확보가 예상된다.
이처럼 현지 시장 밀착형 생산은 TSMC가 그동안 놓쳤던 일부 고객(자동차 메이커 등)의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각국 정부로부터의 재정 지원을 통해 투자 부담을 경감하며 시장 영역 확장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4-5. 정부 정책 및 지원
미국의 CHIPS법, 유럽의 EU Chips Act, 일본의 전략자본지원 등에 힘입어 TSMC는 해외 투자에 필요한 재원의 일부를 보조받고 있다. 이는 TSMC 입장에서 투자 리스크를 낮추면서 성장 기회를 잡는 요인이다. 동시에 각국 정부와의 협력은 TSMC에 대한 정책적 신뢰로 이어져, 향후 전략산업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예컨대 TSMC가 미국, 일본, 유럽에서 현지 일자리 창출과 기술 투자에 기여하면, 향후 정부 조달이나 규제 면제 등 간접적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다변화와 협력 전략은 결국 TSMC의 장기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V. 경쟁사 비교 분석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TSMC와 기타 업체들 간 격차가 매우 큰 과점 구조다.
TSMC가 과반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며 기술적으로도 가장 앞서 있고, 삼성전자 파운드리, 인텔 Foundry Services(IFS), 글로벌파운드리즈(GF) 등이 도전하는 형국이다.
(1) 삼성전자 파운드리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팹리스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지만, 파운드리 단독으로 보면 TSMC의 유일한 첨단 노드 경쟁자다.
2024년 기준 삼성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10% 미만으로 2위이며 , 매출 규모는 TSMC의 약 1/8 수준에 불과하다 (예: 2024년 4분기 삼성 파운드리 매출 3.26억 달러 vs TSMC 26.85억 달러).
기술 측면에서, 삼성은 2022년에 세계 최초로 3nm GAA(Gate-All-Around) 공정을 발표하며 TSMC보다 반년가량 앞서 나가는 듯했으나, 수율 저하와 고객 확보 실패로 현재까지 제한적인 생산에 그치고 있다.
삼성의 4nm 공정에서 Qualcomm 스냅드래곤 칩 생산 시 발열 문제 등이 불거져 주요 고객사가 이탈하였고, 엔비디아, 애플 등의 빅테크는 TSMC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공정 로드맵 측면에서 삼성은 2025년 경 2nm 공정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나, 업계에서는 TSMC의 2nm (2025년)와 시기적으로 비슷하거나 다소 뒤처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율 및 생산량에서 TSMC가 크게 앞서 있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기술 선점 효과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고객 및 사업 모델
삼성은 자체 모바일 AP(엑시노스), 이미지센서 등 사내 수요도 파운드리 공장에서 처리하는 IDM 성격을 갖고 있어 외부 고객 유치 면에서 TSMC보다 불리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삼성 파운드리의 외부 고객으로는 퀄컴, 테슬라, IBM 등의 일부가 있으나, 빅 사이즈 고객 대부분은 TSMC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 또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가격 사이클 등의 영향으로 실적 변동성이 크고 2023~2024년에는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적자까지 겪어 삼성 전체 이익률이 저하되었다.
수익성 비교를 보면, 2024년 삼성 반도체 부문(메모리+파운드리)의 매출총이익률이 38% 수준인데 반해 TSMC는 **56%**에 달하며, 파운드리 사업의 집중과 효율성 덕분에 TSMC가 훨씬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다.
다만 삼성도 정부의 지원과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파운드리 1위 도약을 목표로 하여 (이른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평택 등에 대규모 생산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다.
결론적으로, 삼성 파운드리는 첨단기술을 보유했지만 TSMC 대비 생산안정성, 고객기반, 수익성 면에서 열세에 있으며, 향후 몇 년간 두 회사 격차가 쉽게 좁혀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2) 인텔 Foundry Services (IFS)
인텔은 2021년부터 자사 공장을 외부 고객에 개방하는 파운드리 서비스를 본격 추진했다.
CPU 제조로 오랜 경험이 있지만 외부 주문 생산은 새로운 사업모델로, 현재까지 매출 비중은 미미하며 TrendForce 집계 상 글로벌 파운드리 Top 10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술적으로 인텔은 한때 미세공정에서 뒤처졌으나, 최근 **Intel 7, Intel 4 공정(명칭상 10nm, 7nm급)**을 완성하고 2024~2025년에 20A(2nm급), 18A(1.8nm급) 공정을 내놓겠다는 로드맵(5노드/4년 계획)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TSMC와 기술격차를 줄이겠다고 천명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해 2022년 타워 세미컨덕터(성숙 공정 전문 파운드리)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규제 문제로 무산되었다. 2024년 현재 인텔 IFS의 주요 성과로는 미 공군, 미 정부와의 특수칩 생산 협력 MOU, 미디어텍 등의 파운드리 고객 유치 발표 등이 있지만, 가시적인 대규모 외부 주문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오히려 인텔 내부에서도 7nm급 CPU(Golden Cove) 생산 난항 등으로 자체 제품 출시 지연을 겪었고, 파운드리로서 신뢰를 얻으려면 자사 공정 기술 정상화가 선결 과제로 지적된다.
재무적으로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은 투자 단계라 큰 손실을 보고 있는데, 2024년 4분기 IFS 부문에서 23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미국, EU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애리조나, 오하이오, 독일 등에 신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며 (향후 파운드리 용량 확충), 2026년경엔 TSMC의 선단공정 수주에 도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요약하면, 인텔 IFS는 잠재력은 있으나 단기간에 TSMC에 견줄만한 경쟁자로 부상하기엔 여러 해의 시간이 필요하며, 공정 로드맵 실행과 외부 고객 신뢰 확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3) 글로벌파운드리즈(GlobalFoundries)
GF는 AMD로부터 분사되어 미국, 유럽, 아시아에 생산거점을 가진 3위권 파운드리다.
2018년에 7nm 공정 개발을 포기하고 14/12nm 이상 성숙 공정 및 특화 공정에 집중하면서 TSMC, 삼성과의 첨단 노드 경쟁에서 사실상 이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F는 RF-SOI, BCD 등 특수 기술과 자동차/IoT용 안정적인 공급을 강점으로 일정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4분기 GF의 시장점유율은 약 4~5% 수준으로 매출은 18억 달러 안팎이었다.
주요 고객으로 AMD(과거 계약된 일부 제품), Qualcomm(중저가 칩), 자동차용 반도체 회사들이 있으며, 미국 뉴욕 Fab와 독일 드레스덴 Fab 등을 통해 서방권 고객의 공급망 다변화 수요에 응하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 GF는 300mm 최신 미세공정이 없기 때문에 TSMC나 삼성만큼의 마진을 내지는 못하지만, 최근 꾸준한 흑자 구조 전환에 성공하여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전망으로, GF는 첨단 공정보다는 특화 노드에 주력하며, 미-중 분쟁 속에 중국 SMIC의 대체 공급원으로 서방 고객들로부터 중요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TSMC의 주요 경쟁자로 직접 부딪치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4) 그 외 업체
중국 SMIC(중신궈지)는 2020년대 들어 14nm, 7nm급 공정을 자체 개발하며 중국 내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나, 미국 수출 통제로 EUV 장비를 확보하지 못해 7nm 이하 공정의 양산 능력은 제약받고 있다.
2024년 4분기 SMIC는 매출 22억 달러로 5.5% 점유율로 글로벌 3위를 차지했지만 , 주로 성숙 공정 물량과 일부 DUV 기반 7nm 시범 생산에 의존한다. UMC(대만), PSMC, VIS 등의 대만 중견 파운드리들도 성숙 공정 위주로 각각 1~3% 내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종합하면, 첨단 노드에서는 사실상 TSMC와 삼성 두 기업 경합이며, 그중에서도 TSMC가 기술, 규모, 고객 면에서 경쟁사를 크게 앞서 독주하는 형세다. 경쟁사들은 정부 보조와 자체 혁신으로 추격을 노리지만, TSMC의 기술 리더십과 신뢰 구축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VI. 수익성 분석 및 재무 현황
6-1. 2024년 실적 요약
TSMC는 2024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약 NT$2조 8,943억 (뉴 Taiwan달러 기준)으로 전년 대비 33.9% 증가한 규모이며, 미달러화 환산으로는 약 900억 달러에 달한다. 순이익은 NT$1조 1,700억(약 365억 달러)로 전년 대비 39.9% 증가하며 새로운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 기준 매출 증가율은 약 +35.9%로,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 둔화에도 불구하고 AI/HPC 수요에 힘입어 고성장을 이뤘다.
2023년 한때 스마트폰 시장 부진으로 매출이 주춤했으나 2024년 들어 HPC 주문이 폭발하며 다시 고속 성장궤도에 복귀한 모습이다.
(1) 수익성 지표
TSMC의 수익성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2024년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은 56.1%**에 달했다.
이는 전년(54.4%) 대비 상승한 수치로, 첨단 공정 가동률 상승과 생산성 향상에 힘입은 결과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4년에 약 48~50%대로 추정되며 (분기별로 45~55% 범위), 순이익률은 40% 정도로 매우 건실하다.
이러한 마진 수준은 경쟁사와 비교 시 두드러지는데, 같은 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이 38% 수준에 불과하여 TSMC가 20% p 가까이 높은 마진을 시현했다.
TSMC가 파운드리 한 우물 집중 전략으로 비용 효율화와 고부가가치 공정에 주력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외 메모리, 완제품 등 복합 사업 구조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2) 분기 실적 및 성장률
2025년에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2025년 1분기 TSMC 매출은 255.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3% 증가했고, 직전 분기 대비로는 계절적 요인으로 5.1% 감소했다. 분기 영업이익률은 1분기 2025년 약 45% 내외로 약간 하락했으나, 이는 전분기 대비 스마트폰 비수기의 영향이며 전년 동기보다는 크게 개선된 수치다.
TSMC 경영진은 **2025년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미달러 기준 24~26%**로 제시하여, 업계 평균(약 10%)을 크게 상회하는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자신했다. AI 관련 매출이 2024년에 3배 성장한 데 이어 2025년에 2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재고 조정이 끝난 스마트폰/가전 수요도 완만히 회복되며 고른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3) 투자 및 현금흐름
TSMC는 **막대한 설비투자(CapEx)**를 지속적으로 집행하여 미래 수요 대응과 기술 선도를 도모하고 있다.
2022년 약 360억 달러의 역대 최대 CapEx 이후, 2023년에는 경기 조정으로 약 300억 달러 수준으로 잠시 숨을 골랐으나, 2024년 투자액은 약 298억 달러를 집행하고 2025년에는 380~420억 달러로 투자를 다시 크게 늘릴 계획이다.
2025년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27~41% 증가한 역대 최대치로, 이 중 70%가 2nm, 3nm 등 선단공정 증설과 R&D에 투입될 예정이다.
나머지 20%가량은 후공정(첨단 패키징) 능력 확충과, 10% 내외는 특화/성숙 공정에 투자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공격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TSMC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금보유액은 720억 달러 이상으로 매우 풍부하며, 순부채도 43억 달러 수준(사실상 무차입에 가까움)으로 재무 레버리지가 낮다.
잉여현금흐름은 대부분 설비에 재투자되지만, 안정적 현금창출력 덕분에 매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면서도 투자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4) 주요 재무 지표 추이
TSMC의 매출 구성은 앞서 언급했듯 HPC (2024년 43%), 스마트폰 (38%), IoT (7.5%), 자동차 (약 6%), 잔여 DCE/기타 (5%) 등으로 다변화되어 있다.
HPC와 자동차 비중이 상승하는 추세여서, 스마트폰 의존도는 몇 년 전 50%대에서 30%대로 떨어졌다.
R&D 투자는 2024년 44억 달러로 매출 대비 약 5% 수준이며, 기술격차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업이익은 2024년 700억 달러를 넘는 매출에 영업이익 약 45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며, 영업이익률 50% 내외는 반도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참고로 **삼성전자 DS부문(메모리+파운드리)**은 2024년 메모리 가격하락으로 적자를 내어, 두 회사의 이익률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ROE(자기자본이익률)**도 TSMC는 30%대를 꾸준히 유지해 주주가치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전반적으로 TSMC는 고성장과 고수익성을 겸비한 재무구조를 보여주며, 견고한 현금창출력으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집행하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VII. 리스크 요인 및 주의할 점
TSMC에 대한 투자나 사업 전망을 논할 때 크게 세 가지 리스크 요인이 자주 거론된다.
(1)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대만 갈등), (2) 미중 반도체 분쟁에 따른 규제 리스크, (3) 기술 유출 및 고객 의존도 등의 사업상 위험이다.
(1)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대만 관계)
TSMC의 본거지인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은 향후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지적된다.
중국 정부는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며 통일 의지를 밝히고 있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대만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양안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다.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2027년경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행동(봉쇄나 침공)을 감행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 그런 사태 발생 시 TSMC fabs 가동 중단, 파괴 혹은 중국에 접수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어 전 세계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투자자들은 **“대만 리스크”**를 TSMC 평가에 큰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고려한다.
실제로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도 TSMC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단기간 내 지분을 대부분 처분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TSMC 시설 파괴나 강제 장악 시 미국 등의 제재와 반격으로 자국도 큰 피해를 볼 것을 알기 때문에 섣불리 행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럼에도 대만 해협의 군사적 긴장 지속은 TSMC 투자에 항상 상존하는 리스크이며, 이 문제의 전개는 예측이 어렵다.
(2) 미·중 반도체 갈등과 규제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다툼 속에서 TSMC는 어려운 줄타기를 요구받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우려해 첨단 반도체 기술과 제품의 對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여기에 TSMC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2020년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고객에 대한 7nm 이하 칩 공급을 중단한 이후, 2023~2024년에도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규정에 따라 AI 가속기, HPC용 고성능 칩을 중국에 판매 금지했다.
2024년 1월 바이든 행정부는 추가로 자동차용 첨단 칩까지 수출 제한을 확대했는데, 한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규제가 TSMC 매출의 약 7% 정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만약 비트코인 채굴 ASIC 등까지 포함 시 영향이 15% 이상 커질 수 있다고 평가된다.
TSMC 경영진은 중국 매출 비중이 2023년 기준 12%에 불과하며 영향이 관리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 매출 10% 이상의 시장을 제약당하고 있는 셈이다.
향후 미국이 규제를 더 강화하거나 중국이 맞대응 조치(예: 희토류 수출 제한, 현지 TSMC 자산 통제)를 할 가능성도 있어 정책 리스크는 계속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한편 TSMC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수출 규제 예외 라이선스 등을 취득하여, 중국 내 비군사 목적의 일부 고객에 대한 공급을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그러나 미·중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TSMC로서는 중국 시장 축소를 감내하면서 미국, 동맹국 시장에 더욱 의존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가 변모할 수밖에 없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TSMC의 성장 잠재력이 지정학에 제약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3) 기술 유출 및 인력 이동
TSMC의 첨단 공정 기술 유출 우려도 상존한다.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들은 TSMC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인재 영입, 산업스파이 등 여러 시도를 해왔으며, 실제로 전직 TSMC 엔지니어가 공정 기밀을 빼돌려 중국 기업에 제공하려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엔지니어는 20nm~5nm 공정까지 참여한 고경력자로, 중국의 적극적인 인재 스카우트와 산업기밀 탈취 시도가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또한 과거에는 TSMC 연구원이 회사를 나가 삼성전자에 취업하며 28nm 기술 등을 유출해 TSMC가 법적 대응한 사례도 있었다.
기술 유출은 TSMC의 핵심 경쟁우위 잠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TSMC는 엄격한 정보 보호 시스템(Trade Secret Protection Program)과 직원 교육, 보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대만 정부도 기술 인력의 중국행 제한, 산업기술 보호법 제정 등으로 지원한다.
그럼에도 글로벌 인재 이동과 사이버 해킹 등을 통해 기술 유출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하다.
(4) 고객 집중도 및 수요 변동
앞서 언급된 특정 대형 고객 의존도도 리스크 요인이다.
TSMC 매출의 20~25%를 차지하는 애플이 향후 자체 파운드리를 구축하거나 (현재로선 가능성 낮지만) 다른 파운드리로 일부 물량을 이관한다면 TSMC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엔비디아 등 다른 핵심 고객도 마찬가지다.
물론 현재로선 TSMC의 기술력을 대체하기 어려워 고객 이탈 가능성은 낮지만, 고객별 로드맵 변화 (예: 엔비디아가 2년간 공정 업그레이드 안 하고 동일 노드 유지 결정 등)에 따라 단기 수요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
예컨대 2023년 스마트폰 시장 둔화로 TSMC의 스마트폰 칩 매출이 감소한 바 있고, 크립토 마이닝 열풍이 꺼지며 해당 수요가 증발했던 사례 등 최종 시장 사이클에 따른 업다운이 존재한다.
TSMC는 고객 포트폴리오를 HPC, 모바일, IoT, 자동차 등으로 다변화하여 특정 세그먼트 부진 시 다른 영역 성장으로 상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스마트폰 둔화를 2024년 HPC 급성장이 만회한 구조였다.
그럼에도 반도체 업황의 사이클릭한 특성상 재고 조정 등으로 인한 단기 실적 변동은 피할 수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수요 사이클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긴 안목으로 볼 필요가 있다.
(5) 기타 위험 요소
이 밖에도 환율 변동(주로 달러 대비 NT달러 강세 시 수익성 악화), 원자재 가격 상승 (실리콘 웨이퍼, 케미컬 등), 환경/전력 이슈(대만의 전력 공급 안정성과 가뭄 시 용수 부족 문제) 등이 운영 리스크로 꼽힌다.
또한 미국 등의 정책 변화로 특정 국가에 공장 증설 압력을 받거나, 반대로 수출 규제가 확대되어 일부 첨단 장비 조달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경쟁 심화 측면에서는, 향후 인텔이나 삼성 등이 기술 격차를 줄이고 가격 경쟁을 걸어올 경우 TSMC의 마진이 일부 희석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가시적인 위험 중 가장 중대하고 구조적인 것은 단연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데 이견이 없다.
투자자는 이 부분을 가장 면밀히 주시해야 하며, TSMC 역시 해외 생산 다변화 등으로 리스크 완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VIII. TSMC는 지금 매력적인가?
마지막으로 TSMC의 투자 매력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자.
기술적 우위와 시장 지위 측면에서 TSMC는 향후 수년간도 탄탄한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다.
AI와 HPC의 structurally 높은 수요로 2024~2025년 20%대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 2nm 공정 등 기술 로드맵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적으로도 높은 이익률과 막대한 현금흐름으로 공격적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배당 등 주주환원을 병행할 수 있는 건강한 구조다.
이러한 펀더멘털 강점을 고려하면 TSMC는 분명 매우 우량한 기업이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재 시점의 투자 매력을 판단할 때는 앞서 논의한 불확실성 요인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우선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측면에서 보면, 2025년 예상 실적 기준 TSMC 주가는 PER 12~15배 수준의 중저평가 영역으로 분석된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 평균(15~18배)이나 동종 업체 대비 낮은 편이며, PEG 레이셔(주가수익성장비율)가 약 0.6으로 성장률을 감안하면 저평가되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낮은 멀티플의 원인으로 대만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주가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TSMC는 사업 역량에 비해 일정 할인된 주가를 형성해 왔는데, 만약 향후 대만 정세가 안정되거나 TSMC가 해외 생산으로 리스크를 완화하면 **재평가 여지(upside)**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TSMC가 향후 1조 달러 기업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까지 언급하며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반면 주의할 점은 이러한 저평가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은 오히려 고조될 가능성도 있고, 미중 기술분쟁도 당분간 완화되기 어려워 보인다.
최첨단 노드에서 경쟁사의 추격이 아직은 미미하나, 23년 후 인텔이나 삼성이 예상 밖의 기술 도약을 이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또한 AI 수요에 대한 기대가 너무 앞서가 있어 2026년 이후 성장률 둔화 가능성도 시장이 간과하고 있을 수 있다.
TSMC 입장에서 설비투자 리스크도 있는데, 매년 300-40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투자를 선행하기 때문에 혹시 수요 예측이 빗나가면 대규모 감가상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급증한 수요에 대응해 투자했다가 2023년 수요 조정 국면에서 가동률이 일시 하락한 바 있다.
정리하면 TSMC는 기술력과 시장지배력 측면에서 매력적인 투자대상임이 분명하지만, 특유의 거시/지정학 리스크를 안고 있는 종목이다. 현재 주가 수준이 이 리스크를 상당 부분 반영하여 비교적 낮은 밸류에이션인 것은 사실이므로,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특히 AI 및 고성능칩 시대의 “픽앤드쇼벨” 격인 TSMC의 지위에 베팅하는 것은 향후 10년 반도체 초호황 시기에 큰 수익을 안겨줄 잠재력이 있다.
반대로 리스크 회피적인 투자자라면 개별 종목으로서 TSMC는 부담스러울 수 있으며, ETF 등을 통한 간접투자나 아예 투자 비중 축소가 나을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투자 전제는 TSMC의 리스크와 강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현재 컨센서스는 TSMC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의 강력 매수 의견이 우세하고 (2025년 초 기준 투자기관 다수가 매수 의견 제시) , 중장기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 또한 지정학 변수 앞에서는 언제든 변경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TSMC의 장기 투자 매력은 높지만 단기 불확실성도 큰 상태라고 요약할 수 있다.
기술 모멘텀, 시장 수요, 재무 안정성 3박자를 모두 갖춘 드문 기업인 만큼 핵심 포트폴리오 종목으로 가치는 충분하다.
다만 투자자는 **“저평가에는 이유가 있다”**는 격언을 떠올리며, 그 이유인 리스크들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불확실성 속에서 확신이 어렵다면, 앞서 언급한 대로 분산투자와 단계적 접근으로 TSMC의 미래 성장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TSMC 자체에 대한 믿음이 있고 장기적 안목을 가진 투자자라면, 지금의 가격 수준과 시장 지위는 매력적인 진입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모든 투자 판단은 본인의 위험 성향과 상황에 맞춰 신중히 내려야 함을 얘기하고 싶다.
'돈버는 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전자,이대로 괜찮을까? (0) | 2025.06.21 |
---|---|
반도체 3배 레버리지 SOXL과 SOXS 구성종목 및 배당 (0) | 2025.06.09 |
미국 반도체 ETF 총 정리(SOXL, SOXS, SOXX, SMH, SSG, USD) (0) | 2025.06.08 |
돈 버는 기업분석(10) : 구글(GOOGL) (0) | 2025.06.03 |
돈 버는 기업분석(9) : 유니티(U) (0) | 2025.05.31 |